훼손되지 않은 깨끗한 자연을 간직한 강원도 양구. 산 허리를 휘감으며 구비구비 이어진 소양호와 파로호의 비단 같은 물길도 시선을 끌지만, 사람의 손길이 미치지 않아 태고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수입천 물길은 강원도의 보물로 손색이 없다. 교통이 불편하고 멀리 떨어져 있어 최소한의 손길도 닿지 않은 수입천 물길 끝에 `파서탕`이란 작은 소가 있다. 대한민국의 정중앙, 양구로 여름여행을 떠나보자.

대규모 습지에 조성된 인공섬, 한반도섬

양구읍을 가로지르는 서천과 파로호 만나는 지점에 조성된 대규모 습지(163만㎡)에 제주도, 울릉도, 독도까지 있는 우리나라 모양의 인공 섬인 한반도섬(4만2천㎡)이 있다. 현실에서는 마음대로 갈 수 없는 한반도의 북쪽도 한반도섬에서라면 누구나 쉽게 오갈 수 있다. 목교로 연결된 한반도섬에서 파로호 습지의 그림 같은 풍경을 감상하며 산책하는 것도 좋고, 강원도를 출발해 함경도를 지나 두만강과 압록강을 돌아 평안도,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순으로 돌아보는 한반도 일주 도보여행도 해볼 만 하다. 조성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깊은 맛은 떨어지지만, 나름 독특한 멋이 있다.

한반도 형태의 섬을 제대로 조망하자면 파로호 주변의 산에 올라야 한다. 가장 좋은 곳은 사명산 활공장으로 승용차를 이용해 누구나 쉽게 올라갈 수 있으며 한반도섬에서 대략 15분 정도 소요된다. 사명산 활공장 맞은 편에 있는 비봉산 전망대에서도 한반도섬을 볼 수 있으나 비봉산 전망대는 4, 50분 정도의 산행이 필요하다.

가장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그림을 그린 박수근을 기념하는 박수근미술관

박수근미술관은 바로 서민화가 박수근의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200여 평의 미술관에는 박수근 화백의 유품과 작품 스케치를 비롯해 습작, 판화, 삽화 등의 유작을 전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거래된 가장 비싼 그림을 그린 화가가 바로 박수근이다. 유명한 그림은 경매를 통해 거래가 되는데, 박수근의 `빨래터`는 우리나라 미술품 경매사상 최고 금액인 45억2천만원에 낙찰된 바 있다.

박수근 화백은 1914년 양구읍 정림리에서 태어나 양구공립보통학교를 나왔다. 1932년 조선미술전에 입선한 이후, 우리 민족의 일상적인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20세기 대표적인 작가로 평가 받고 있는 박수근 화백의 그림은 과감한 생략과 단순한 구도, 투박한 질감을 선사한다. 소위 `마티에르 기법`이라고 불리는 이 기법은 가장 한국적인 정서를 가장 서민적으로 표현한 화가 박수근의 특징이다.

◎ 양구군 양구읍 정림리 507 / 033-480-2655

낮에는 태양을, 밤엔 별을 국토정중앙천문대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라고 정의되어 있는 우리나라 영토의 정중앙점인 양구군 남면 도촌리에 위치한 국토정중앙천문대(033-480-2587)는 국내최대 규모인 800mm 나스미스식 반사망원경을 비롯해 우주를 관측할 수 있는 여러 대의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다.

1층과 2층은 체험전시공간으로 천문학에 대한 최신정보를 접할 수 있고, 56석 규모의 천체투영실에서는 디지털 천체투영기를 이용해 가상의 밤하늘을 보며 별자리를 공부할 수도 있다. 주관측실, 천체투영실, 전시실, 태양계광장이 구비되어 있으며, 낮에는 태양을 관측할 수도 있다.

국토정중앙천문대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국토정중앙점은 천문대 근처에 있고, 국토정중앙점에는 상징조형물인 `휘모리`가 있다. 국토의 중심에서 멋진 포즈로 사진 한 장 남기는 것도 잊지 말자. 그런데 왜 양구를 `국토정중앙`이라고 할까? 우리나라의 동쪽 끝(울릉군 독도), 서쪽 끝(용천군 마안도), 남쪽 끝(서귀포시 마라도), 북쪽 끝(온성군 유포면)을 기준으로 경도와 위도의 중앙을 교차시키면 우리나라의 중심을 찾을 수 있는데, 그곳이 바로 강원도 양구군 남면 도촌리 산48번지(동경 128° 02′ 02.5″, 북위 38° 03′ 37.5″)이기 때문이다.

◎ 양구군 남면 도촌리 96-5 / 033-480-2587

국토정중앙천문대까지 들러 봤다면, 양구읍에서 1박을 하는 것이 좋다. 군부대가 많은 최전방 지역이라 호텔, 펜션, 모텔 등 숙박시설은 넉넉한 편이나, 주말에는 면회 등으로 인한 수요가 많으므로 일찍 잠자리를 정하는 것이 좋다.

<이 땅의 중심, 배꼽마을에서 펼쳐지는 2009 양구배꼽축제!>

대한민국의 정중앙 그래서 배꼽마을로 불리는 강원도 양구군에서 2009년 8월 8일부터 16일까지 9일간 2009 양구배꼽축제가 열린다. 도자기를 만드는 명품 흙을 몸에 바를 수 있는 `백토머드체험`, 족대를 이용한 `민물고기잡기`, 잘 생긴 배꼽을 뽑는 배꼽콘테스트, 몸에 좋은 먹거리를 맛볼 수 있는 `쌈특구` 등 이채롭고 다양한 프로그램이 풍성하다.

[클릭] 2009 양구배꼽축제 자세히 보기

보물 같은 수입천 그리고 파서탕

파서탕은 휴전선 안에서 발원한 수입천이 35km의 대장정을 마치고 파로호로 들어가기 전에 잠시 휴식을 취하는 자그마한 소이다.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이 잠시 머물다 간다는 표현이 적합하지만, 파서탕은 물론 파서탕에 이르기까지 계곡을 돌아 돌아 흐르는 수입천 물길이 참 아름다운 곳으로 훼손되지 않은 맑고 깨끗한 자연을 담으려는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구불구불 수입천을 따라 이어지는 작은 길도 나름대로 운치가 넘치고, 이 길을 천천히 천천히 진행하며 아름답게 펼쳐진 자연경관을 감상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다. 가다가 지치면 차에서 잠시 내려 하천변 암반 위에 앉아 자연인이 되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야영하기에 적합한 곳도 많으니, 한적한 곳에서 자연을 벗삼아 하룻밤 묵어가는 것도 괜찮다.

비포장길 위를 흔들흔들 가다 보면 길이 끝나는 곳에 `사유지이므로 출입을 금한다`는 문구가 적힌 팻말이 달린 철문이 길을 가로 막는다. 철문 안으로 들어가면 몇 채의 건물이 있는 조그만 정원이 있고, 정원에서 오른쪽으로 난 샛길을 따라 내려가면 파서탕이다. 물과 바람이 주인인 땅에 자리한 작은 연못인 `파서탕`에서라면 한 여름의 무더위도, 도시에서 받은 스트레스도 산들바람 한 점으로 모두 사라진다.

◎ 양구군 양구읍 상무룡1리 183(차량은 방산면 오미리 방향으로만 진입 가능)

백자의 발달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방산자기박물관

전시 및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우리나라 전통 백자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역할을 하는 방산자기박물관은 수비, 쇄석, 성형, 채석과정을 모두 갖춘 곳으로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도자기 생산에 대한 전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전시관에는 백자, 도편 등 3,000여 점이 전시되어 있으며, 복원된 백자가마터 3곳과 DVD 영상관, 전통가마가 설치되어 있다. 체험관에서는 일일체험과 3개월 과정(기초, 고급)의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조선 백자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체험에 참여하려면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방산지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고려시대 백자가마가 있던 곳으로 금강산에서 출토된 이성계 발원문 백자발을 만들어낸 곳으로 유명하다. 방산자기박물관은 양구 방산자기의 명맥을 잇고 우리나라 백자의 발달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2006년 6월에 개관했다.

◎ 양구군 방산면 장평리 239-2 / 033-480-2664

몸에 좋은 물, 후곡약수터

후곡약수는 지금까지도 위장병에 효험이 뛰어난 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러한 특효는 물 속의 철분과 불소 그리고 탄산가스 때문이라고 하는데, 최근에는 위장병뿐만 아니라 초기 위암까지도 치료했다는 소문이 있어 기적의 약수라는 명성 또한 자자하다. 약수에서 1m 떨어진 곳의 약수정에는 두 개의 샘이 나란히 솟아나는데, 철분이 많아 바닥이 붉으며, 탄산성분으로 인해 사이다 같이 청명한 맛을 선사한다. 또한 이 물로 밥을 지으면 맛이 훌륭함은 물론 밥에 푸른 빛이 감돌아 신비감을 더해준다.

◎ 양구군 동면 후곡리

[문의처] 양구군청 경제관광과 033-480-2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