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같은 풍경`이 이어지는 울진은 계곡이면 계곡, 바다면 바다, 그 어느 면도 놓치기 아쉬운 곳이다. 신선이 노닐 정도로 아름답기로 유명한 불영사계곡에서 행곡리 대숲까지, 그리고 성류굴을 거쳐 죽변항의 시원한 드라마 세트장까지 달려가 보자. 그야말로 `시원함`을 그대로 담은 코스. 올 여름 울진에서는 예년에는 볼 수 없었던 색다른 볼거리가 하나 더 있다. 21세기 생명을 책임지는 친환경농업의 현장에서 엄마도 배우고, 아이도 배워 우리의 먹거리 문화도 점검해 볼 수 있는 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가 열리기 때문이다.

계곡미의 진수 불영사계곡과 신비감이 어우러진 불영사

자타가 공인하는 계곡미의 진수, 대한민국 일등계곡인 `불영사계곡`은 울진군 근남면 행곡리에서 서면 하원리까지 총 15km에 걸쳐 있다. 화강암이 풍화되면서 생긴 하얀 빛의 기암괴벽과 깊고 푸른 맑은 물이 어우러지는 절경은 글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아름답다. 광대코바위, 주절이바위, 부처바위, 조계등, 창옥벽, 명경대, 의상대, 산태극, 수태극 등 이름 높은 명소가 30여 곳에 이른다. 도로변에 선유정, 불영정 등 전망대가 자리하고 있어 불영사계곡의 절경을 한 눈에 조망해 볼 수 있다.

아름다운 불영사계곡에 안겨 있는 불영사는 천축산의 서쪽 기슭에 자리잡은 신라의 옛 절이다. 신라 진덕왕 5년 의상대사가 세웠다고 전해지는 이 절은 연못에 부처님의 온화한 그림자가 드리운다고 해서 ` 불영사`라는 이름이 붙었다. 보물 제1201호로 지정되어 있는 대웅보전의 내부에는 나무로 조각된 거북 모양의 금구가 있고, 기중과 도리사이의 용두가 특이해 시선을 끄는데, 다양한 종류의 비천상 또한 눈길을 끈다. 절에는 옛 스님들이 그렸다는 후불탱화가 전한다. 불영사는 MBC 드라마 <사랑한다 말해줘>에서 등장했던 장소로도 유명하다. 주인공 병수(김래원 분)가 동자승으로 어린시절을 보냈던 곳이 이곳이기 때문이다.

36번 국도를 따라 울진시내를 향해서 진행하다 보면 그림 같은 풍경에 다시 한번 가던 길에 멈추어 서게 된다.

운치 있는 한 폭의 풍경화, 행곡리 드라마 촬영지

대숲이 펼쳐진 풍경과 운치 있는 시골집이 아름다운 시골풍경을 연출하는 행곡리 역시 MBC 드라마 <사랑한다 말해줘>에 등장한 장소이다. 두 주인공이 살던 집, 그리고 서글픈 사연을 담은 듯한 대나무밭이 여기에 있다. 누구라도 셔터를 누르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배경이기에 사람들의 발길 또한 잦다. 이 마을에서는 땅으로 두 팔을 내린 `행곡리 처진 소나무`도 볼 수 있고, 대숲을 거니는 풍경화 속의 주인공이 돼 볼 수도 있다. 이곳을 찾는 연인들이라면 <사랑한다 말해줘>의 주인공들처럼 대숲을 배경으로 사랑이야기를 나누고 시원하게 내리 달리는 모습을 연출할 수 있을 듯…

울진을 향해 36번 국도를 타고 간 다음, 7번 국도를 타고 남하하면 성류굴로 향하는 안내판을 만날 수 있다.

또 다른 세계를 품에 안은 동굴, 성류굴

`왕이 피서를 왔던 곳`이라는 뜻의 왕피천을 따라 선유산을 휘감아 돌면 근남면 구산리에 자리한 성류굴이 나타난다. 성류굴의 원래 이름은 선유굴이었는데, 신선이 노닐 만큼 아름답다는 데에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다. 그러나 임진왜란 때 굴 앞의 사찰의 불상을 이곳에 피신시킨 후, `성불이 유한 굴`이라는 뜻으로 성류굴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동굴의 길이는 472m에 이르며 동굴 안에는 12개의 광장과 5개의 연못이 있다. 연무동석실, 은하천오작교, 용신지, 용신교 등으로 불리는 동굴 속의 광장들은 저마다 특색이 뚜렷하며 부처 셋이 일렬로 서 있는 삼불상이 유명하다. 성류굴에서는 이상하게도 사람의 뼈가 수도 없이 발견되었다고 하는데, 이는 임진왜란 때 이곳에 피난을 들어있던 사람들이 왜구에 의해 입구가 막히자 모두 굶어 죽었기 때문이라고 하니 우리나라의 가슴 아픈 역사가 깃든 곳이라 하겠다.

성류굴에서 근남을 거쳐 다시 해안쪽으로 나가면 만날 수 있는 것이 망양정이다.

관동팔경의 수려한 경치 자랑하는 망양정

관동팔경의 하나인 망양정은 근남면 수산리 현종산 기슭에 세워져 있다. 원래는 기성면 망양리 해변언덕에 있었는데, 조선 세종 때 평해군수로 있던 채신보에 의해 옮겨졌다. 낡고 오래되었기 때문에 자리를 옮겼다고는 하지만 망양정에서 바라보는 동해안은 남다른 절경임을 자랑한다. 동해의 만경창파를 굽어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경치가 아름다운 곳으로 문필가들의 시와 노래에 수없이 회자되었던 이곳은 특히 조선 숙종이 관동팔경을 모두 둘러보고 망양정이 가장 아름답다며 `관동제일루`라는 친필액자를 걸 정도였다. 망양정에 올라 바다를 내다보면 동해안의 푸른 물결과 함께 파도, 소나무, 바람이 모두 새롭게 느껴질 것이다.

동해안의 해안선을 따라 올라가 보자. 7번 국도를 타고 온양리를 지나서 계속 올라가면 죽변항이 나온다. 등대가 멋드러지게 자리잡은 죽변항은 SBS 드라마 <폭풍속으로>에 등장했던 장소.

죽변항과 <폭풍 속으로> 드라마 세트장

죽변항 근처에 자리잡은 드라마 촬영장을 찾아보면 바다를 배경으로 언덕 위에 있는 그림 같은 집. 바로 SBS 드라마 <폭풍 속으로>의 드라마 세트장이다. 풍전등화처럼 아슬아슬하기도 하고, 스릴이 느껴지는 풍경. <폭풍 속으로>의 두 주인공이 살던 집은 파도 속으로 빨려 들어갈 듯하면서도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형세가 당당하다. 절벽 위에 놓여 있는 이 집의 풍경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주인공 현태(김민준 분)가 샌드백을 걸어놓고 연습을 하던 마당의 소나무는 아직도 그 자리에 서 있어 `김민준 소나무`라고 불리는데, 파도 앞에 이런 아름다운 집을 지었다는 것이 오히려 더 기념비적이라 해야 할까? 집 앞의 소나무도 그렇고, 집을 둘러싼 울타리까지 신경 쓴 흔적이 남아 있다.

[문의처] 울진군청 문화관광과 054-789-6903 성류굴관리사무소 054-789-5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