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여름 반복적으로 찾아가는 바다가 지겨워졌다면, 뭔가 새로운 피서를 강력하게 원하고 있다면 강원도 태백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해발이 높아 모기가 없는 곳이면서 바람이 시원해 더위를 피하기 딱 좋은 곳. 백두대간 능선을 따라 아름답게 펼쳐진 고원레저휴양도시 태백으로 피서 여행을 떠나보자.

가족과 함께 하기 딱 좋은 민족의 영산, 태백산!

해발 1,567m로 백두대간의 중추이자 전국 12대 명산 중의 하나인 태백산은 흔히 `민족의 영산`이라 일컬어진다. 태백이란 말은 한맑뫼, 한배달 이라고도 하는데 크게 밝다는 뜻으로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신라 때 오악 가운데 북악으로 봉하고 왕이 친히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으며, 경사가 완만하고 2시간 정도면 천제단이 있는 정상까지 등반할 수 있어 가족 등반코스로 좋다.

<등산코스> ○ 유일사코스 : 유일사 입구 → 유일사 → 장군봉 → 천제단 (4km, 2시간 소요) ○ 백단사코스 : 백단사 입구 → 반재 → 망경사 → 천제단 (4km, 2시간 소요) ○ 당골코스 : 당골광장 → 반재 → 망경사 → 천제단 (4.4km, 2시간 30분 소요) ○ 제당골코스 : 당골광장 → 제당골 → 문수봉 →천제단 (7km, 3시간 30분 소요) ○ 사길령코스 : 사길령 입구 → 유일사 쉼터 → 장군봉 →천제단 (4.7km, 2시간 40분 소요)

<고찰 망경사와 한국 명수 100선에 드는 망경사 샘물>

망경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의 말사로, 신라 진덕여왕 6년(652년)에 자장이 창건했다고 전한다. 자장이 태백산 정암사에서 말년을 보내던 중 문수보살 석상이 나타났다는 말을 듣고 그 석상을 모셔 이곳에 암자를 지었다고 한다. 망경사에는 대웅전과 용왕각, 요사채, 객사 등이 있는데 용왕각은 낙동강의 발원지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망경사의 입구에 있는 샘물 또한 지나칠 수 없는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샘물로 알려진 이 `용정`은 개천절에 천제를 올릴 때 제수로 쓰이는 물로, 물맛이 차고 달아서 한국 명수 100선 중에 들 정도이다. 산행에서 맛보는 시원한 물맛이 다음 걸음을 재촉하는 어려움을 덜어줄 것이다.

<단종의 슬픈 생애 떠오르게 하는 단종비각>

단종비각은 조선 5대 임금인 문종의 아들로 태어나 12세에 왕위에 즉위했으나,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청령포로 유배된 후 죽음을 맞은 단종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세워진 비각이다. 비각 안에는 `조선국 태백산 단종대왕지비`라고 쓴 비석이 있다. 어린 나이에 억울하게 죽음을 맞은 단종의 영혼이 백마를 타고 태백산으로 와서 신선이 되었다는 설화가 전한다. 단종이 청령포의 관풍헌에서 유폐생활을 하는 동안 동쪽 누각인 `자규루`에서 비참한 심정을 달래며 지었다는 <자규사(子規詞)>의 한 구절 구절을 떠올리면 어린 나이에 죽음을 당한 단종의 애사가 더욱 슬프게 느껴질 것이다.

<하늘에 제사 지내는 천제단>

천제단은 둘레 27m, 폭 8m, 높이 3m의 원형제단이다. 천제단에서는 2000여 년 동안 천제가 올려졌다고 하는데, <삼국사기>와 <동국여지승람>에도 그러한 기록이 있다고 한다. 구한말에는 우국지사들이 쓰러져가는 나라의 운명을 구하고자 제를 올렸고, 의병장 신돌석 장군이 백마를 잡아 천제를 올린 곳이며, 일제시대에는 독립군들이 천제를 올렸다고 전한다.

<작고 아담한 유일사>

천제단에서 장군봉을 거쳐 유일사 쪽으로 길을 잡으면 태백산의 백미인 주목 군락을 볼 수 있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 고풍스런 주목에 반하지 않을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으랴! 천년미색이 어우러진 장대한 모습을 꼼꼼히 감상해보자. 유일사는 태백 지역에서 유일한 비구니(여승) 사찰로 작고 아담한 절이다.

◎ 태백산도립공원관리사무소 : 033-550-2741, park.taebaek.go.kr, 태백시 소도동 325

<시원한 바람과 함께 하는 영화이야기, 2009 태백 쿨 시네마 페스티벌!>

`시원상쾌하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태백 쿨 시네마 페스티벌이 2009년 7월 31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8월 9일까지 9일간 태백산도립공원 일원에서 펼쳐진다. 매일매일 새로운 주제로 `영화특급`을 선보이는 태백 쿨 시네마 페스티벌! 야외에서도 즐기고, 영화관에서도 즐기고, 낮에도 즐기고, 밤에도 즐길 수 있는 태백에서라면 열대야 정도는 우습게 넘길 수 있다.

[클릭] 2009 태백 쿨시네마페스티벌 자세히 보기

바람의 언덕, 매봉산풍력발전단지

해발 1,303m인 매봉산은 백두대간에서 낙동정맥이 분리되는 곳으로 `천의봉`이라고도 불린다. 낙동강과 남한강의 근원이 되는 곳이기도 한 매봉산은 2가지의 좋은 볼거리로 인해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곳이다. 바람이 많이 지나는 바람길인 까닭에 바람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풍력발전기들이 능선을 따라 웅장하게 버티고 선 것이 그 하나요, 풍력발전기 아래로 산의 경사면을 따라 펼쳐진 40만평의 고랭지 채소밭이 그 둘이다. 여름철 드넓은 산야를 뒤덮은 고랭지 채소밭과 쉬익 쉭~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풍력발전기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이국적인 정취를 안겨 준다. 1,303m라 오르기 힘들 것이란 걱정은 붙들어 매도 좋다. 채소를 시장으로 내기 위한 길이 잘 닦여 있어서 정상까지 승용차로 편하게 갈 수 있다.

◎ 매봉산풍력발전단지 : 태백시 삼수동(삼수령 인근에서 매봉산으로 오르는 길 이용)

해바라기로 가득한 고원자생식물원

`산 넘어 남촌에는`이란 옛 노래에 `산 넘어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저 하늘 저 빛깔이 그리 고울까`라는 가사가 있다. 이 가사를 `산 넘어 태백에는 누가 살길래 저 언덕 저 들판이 그리 노랄까`라고 바꾼다 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만큼 노란 해바라기가 지천으로 피는 마을이 있다. 매년 여름 해바라기축제를 열만큼 언덕과 들판을 뒤덮는 해바라기를 보고 싶다면 고원자생식물원의 구와우 해바라기축제를 놓치지 말자. 고원자생식물원인 만큼 해바라기뿐 아니라 300여 종이 넘는 다양한 야생화를 함께 볼 수 있어 좋다.

◎ 고원자생식물원 : 태백시 황지동 280, www.sunflowerfestival.co.kr, 033-553-9707

`자연 속의 휴식` 안겨주는 태백고원자연휴양림

태백산에서 연화산고개를 넘어 철암역 방면으로 가다가 상철암에서 왼쪽으로 꺾으면 고원농업시험장 삼거리를 지나 태백고원자연휴양림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은 해발 700미터가 넘는 고원 숲속에 마련된 자연휴양림으로, 여름에는 눈부신 설경을, 여름에는 서늘하고 편안한 휴식을, 가을에는 맑은 공기와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휴양림이다.

산림문화휴양관에 13개의 객실이 마련돼 있고, 숲속의집도 15동 마련돼 있다. 특히 숲속의집은 일반형과 다락형, 복층형 등 다양한 구조를 갖고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야영장에는 야영데트 13조가 운영되고 있는 데다, 족구장, 배드민턴장, 물놀이장, 자연학습장(야생화공원) 등이 부대시설로 마련돼 있어 가족과 함께 `자연 속의 휴식`을 즐길 수 있다. 토산령 정상을 거쳐 낙동강 정맥능선을 따라서 덕거리봉을 지나 하산하는 7km의 등산코스가 있어 등산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

◎ 태백고원자연휴양림 : 033-582-7440, forest.taebaek.go.kr, 태백시 황지동 244

화려한 분수광장 선보이는 용연동굴

여름철에 찾는 동굴은 그야말로 `냉장고`를 방불케 한다. 백두대간 주봉인 금대봉 능선의 하부에 있는 용연동굴은 무더위를 식히는 시원함과 자연이 만들어낸 동굴의 `화려함`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용연동굴 가는 열차라서 `용연열차`라고 했는지 모르지만, 하여튼 `뛰뛰빵빵 열차`라는 이름이라도 붙여줘야 할 것 같은 용연열차를 타고 5분 정도 올라가면 용연동굴에 이른다. 강원도 지방기념물로 지정된 이후에 동굴탐방시설공사가 진행돼 1997년에 문을 연 용연동굴은 총 길이가 843m에 이른다.

해발 980m에 있는 용연동굴, 동굴이라 기온이 낮기도 하지만 높은 곳에 위치해서 더 시원한 게 아닌가 생각할 정도다. 오돌돌 떨면서 동굴 안을 탐사하다 보면 `머리조심`이라는 문구가 이해가 된다. 내려가고 올라오고를 몇 번 반복하다 보면 커다란 광장을 만난다. 동굴 안에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넓은 광장이다. 광장의 크기에도 놀라지만 그 안에서 솟아오르는 분수 또한 색다른 볼거리다.

용연동굴 안에는 광장이 4개나 되고, 2개의 수로가 연결돼 있다. 광장에 설치된 분수는 화려한 조명과 함께 이곳에 동굴이라는 사실조차 잊게 만든다. 게다가 드라큘라를 비롯해 각종 종유석과 석순 등이 연출해내는 특이한 모양들도 동굴탐사의 재미를 더해 준다. 용연동굴은 이처럼 시원하고 화려한 동굴의 모습을 감상하고 탐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다.

◎ 용연동굴관리사무소 : 033-553-8584, 태백시 화전동 산47-69

[문의처] 태백시청 관광문화과 033-550-2085